판매왕 온스
우리는 희대의 사기라 믿고 있지만 아무튼 온스는 LG의 신입사원이 되었다. 연수기간 중 하이프라자에서 판매 체험을 하는 코스가 있다고 했다. 우리 온스는. 우리의 개발자 온스는 그리하야 양복을 입고 문래동 주민들에게 노트북을 팔고 있다고 했다. 이걸 안보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. 하여 난 황금같은 주말, 내가 놀아도 아쉬울 주말 이 한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문래역으로 향했다. 각오해라 온스. 문래역 도착. 2번출구로 걸어나오자 LG 서비스 센터가 보였다. 저기인가? 손님을 가장하여 매장에 들어서자 바로 온스가 보였다. 녀석 그 순간에도 뭔가를 팔고 있었다. 슬그머니 한장 촬영.

진지한 표정. 맞습니다. 맞고요. 온스입니다. 일하는데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냉장고 주변을 서성거렸더니 판매원이 다가왔다.
“찾으시는거 있으세요?”
이보세요 아저씨. 내 지금 이 나이에 2백만원짜리 냉장고 살 것 같이 보여요? 하긴 요즘은 백화점 침구코너라도 구경가면 당연히 결혼하는 총각으로 오인하시더군. 세상이여 제가 그리 늙었단 말입니까. 여담이지만 어제 길 물어보는 할아버지가 날더러 “학생”이라 하셔서 가시는 곳까지 모셔다 드렸다.
각설하고 온스는 판매를 마친 후 날 발견 그윽한 표정으로 다가왔다. 커피를 마시자는 권유. 오 이런. LG 직원들에게만 허락되는 신비의 커피라도 주려는건가? 앤젤인어스? 스타벅스?

하지만 현실은 다방커피. 회사에서 코딩하며 하루 다섯잔도 마시는 바로 그 커피였다. 뭐 친히 온스가 따라주었으니 군말없이 마셨다. 하이프라자에서 상봉한 정보 및 컴퓨터 공학부 동기 두 명. 현재 LG신입사원과 드래곤볼 온라인 개발자가 되어 봉우한 우린. 그자리에 서서 또 여자얘길 했다.
